영국 여행 5일차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3일차, 글렌코호수를 협곡으로 오인하고 제멋대로 감동받아버린 나. 버스시간이 다가올수록, 협곡에 대한 미련이 남아 도저히 이대로 떠날 수가 없었다. 구글맵으로 확인하니, 세시간후인 두시반에 다음버스가 있었다.
나홀로 배낭여행에 이런 맛도 있어야겠지. 결국 글렌코를 (15kg가 넘는 배낭메고) 트랙킹하기로 했다.
패키지코스에 등장하는 그 장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냥 보통의 트랙킹코스일 뿐이였다. 그저그런 평범한 경치가 삼십분 넘게 이어지고 있어서, '에이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 무렵 저앞에 등장한 어떤 일꾼(산위로 올라가는 트럭을 따라가는 목수 비스무리한 사람 같았다)에게 제가 지금 가는 이길이 글랜코 협곡 맞는거냐고 물어봤더니, 대뜸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본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불필요하게)LG 제품이 정말 좋다는 첨언과 함께 이 길 맞다면서, 나보고 정말 대박(잭팟)이랜다. 글렌코를 트랙킹하는 건 정말 잘 선택한거다. 정말 운좋은거다. 뭐라뭐라 떠들어대더니 갈길을 간다.
그래 뭐 맞긴 맞나보네라고 낑낑대며 더 열심히 걸었더니, 어느 순간 눈앞에 똬~~~악~~~~~. 우어어어어어.
내눈에 절경이긴 하지만, 사실 척박한 산이다. 나무가 우거진 숲이 아니라, 풀,잡초가 산을 덮고 있다. 우리나라와 워낙 다르니 멋있게 보이는게 아닐까 싶다.
역시 이곳도 사람이 없다. 원거리 셀카질
기분이 좋아 발광한다.
협곡까지 가는 코스는 그냥 심심했는데, 마을로 돌아가는 도로변코스에서는 방금 찍었던 절경이 계속 주변을 따라다녔다.
제법 아슬아슬하게 정류소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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