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린도난성 ( 에일린도난캐슬). 007이나 해리포터같은 영화에도 나왔던 곳이고, 사진엽서에도 단골손님인 장소라고 함)
영국여행 4일차. 이른바 하이랜드라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서북부지역을 가는 날이다. 보통은 에든버러나 글래스고에서 당일 버스투어로 간다고 여기저기 많이 언급되어 있지만, 내게 있어 이번 여행중 가장 가고 싶었던 장소 2곳이 있는 터라, 그 중간쯤에 있는 포트윌리엄으로 숙소를 예약해두었다. 좀더 상세히 적자면 에든버러 출발-인버네스역-네스호(버스안에서)-에일린도난캐슬-포트윌리엄(1박)-다음날 오전 글렌코-윈더미어호(잉글랜드)로 이동하는 코스였다.
사전조사할 당시 네스호의 괴물로 알려진 인버네스는 사실 별거 없다고 얘기들어서 건너뛸까도 했지만 에일린도난캐슬 ( 에일린도난성 )으로 가려면 거쳐갈 수 밖에 없는 터라, 네스호는 버스안 차창 풍경으로만 구경하는 일정으로 잡았다.
인버네스
네스호 (괴물이 보일 낌새는 전혀 없다.)
그런데, 아뿔사! 변수가 생겼다. 이번 여행에서 아직 시외버스를 타본 적 없던 나는 인버네스의 버스터미널에서 포트윌리엄행을 타고가다 환승해서 에일린도난캐슬(성)이 있는 도너 지역까지 가는 버스환승티켓을 한꺼번에 사려고 했는데, 티켓판매원은 포트윌리엄행 1장만 주는거다. (전날 인터넷예매를 시도하다, 현대카드 결제시 그놈의 액티브X 설치때문에 포기했더니 아우,,,,,) 뭔가 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지만, 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일단 포트윌리엄행이지만, 중간에 내려서 환승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버스를 탔다.
차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네스호사진(네스호를 따라서 쭈욱 이동하는 )도 연신 찍어가며 구글맵 위치확인도 하면서 긴장타고 있었는데, 이쯤이면 내려야할텐데 하는 곳에서 버스가 서질 않고 그대로 계속 간다. '어라! 통신상태가 안좋아서 구글맵위치가 부정확한건가?'라고 좀더 지켜봤는데, 계속 포트윌리엄하고만 가까워져 간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거기서 타는 사람도 없고, 내릴거라고 말도 안했으니 그냥 쭈욱 간건데. T.T. 그걸 몰랐다.)
결국 숙소가 있는 포트윌리엄에 도착하고 말았다.
포트윌리엄 (벤네비스산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난 등산하러 온게 아니니)
숙소에서 내려다본 전경. 꽤 멋있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긴 풀었는데, 뭔가 억울하기도 하고 해서 다시 버스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라? 왔던 길을 되돌아 가도 에일린도난성의 도착시간이 같았다.(원래 환승정류소에서 2시간 대기). 그래 차라리 잘됐다. 짐을 두고 가볍게 다시 성이 있는 카일오브로칼쉬행 버스에 올라탔다.
(엄밀히 말하면 애초에 인버네스에서 바로 버스를 탈 필요없이, 인버네스 시내구경을 한시간반정도 한후 에일린도난성 구경하고 포트윌리엄으로 왔어야 했는데, 만일 그 과정에서 동일한 실수를 했다면, 그냥 이번 코스의 에일린도난성은 훅 날아가버릴 뻔 했다.)
포트윌리엄에서 에일린도난성 가는길 (아마도 벤네비스 산인 듯 싶기도 하나, 정확하진 않음)
간신히 스코틀랜드 사진에 자주 등장한다는 그 에일린도난캐슬에 오후 4시가 좀 안된 시간에 도착했다. 돌아가는 버스가 4시반인데 이번버스를 놓치면 두어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관광객은 보이질 않고(심지어 직원도), 날은 어둑어둑해져 가고, 이곳 자체가 워낙 외진 곳이라 용기가 나질 않아 20분만에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버스정류소(그냥 시골 도로가에 있는)로 되돌아왔다. 정말 멋진 곳인데도 불구하고 버스가 제시간에 올지도 모르는데 훅 지나가버릴까 불안불안해서 느긋하게 구경하지 못한게 많이 아쉽다. 그냥 밤늦게까지 구경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아쉬운 마음에 몇컷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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