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 ( Brussel ; Bruxelles ) 주요 일정
3/18(월) 20:50 브뤼셀 북역 도착 → 22:20 그랑플라스 → 23:30 숙소복귀
3/19(화) 10:00 몽데아트 → 10:30 왕립미술관 → 13:00 그랑플라스 → 14:24 쾰른행 기차 탑승(브뤼셀 중앙역)
# 대중교통, STIB 24시간권.
브뤼셀에는 북역(Bruxelles-Nord), 중앙역(Gare de Bruxelles-Central), 남역(Bruxelles-Midi) 이렇게 3개의 역이 있다. 그리고, 구글맵이 알려준 숙소까지의 최적경로는 북역에서 내려 128번 버스를 타는 것이였다. 그런데, 북역에서 하차한 순간부터 뭔가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24시간용 대중교통 정액권을 산 후, 역 바깥으로 나왔는데 버스 승강장이 너무 많아서 구글맵으로도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데 노숙자가 많은 대기실 주변에서 매우 강력한 찌린 내가 났다. 파리 지하철도 이 방면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 브뤼셀 북역에 비할바는 못되었던 것 같다.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128번 승강장을 찾았는데, 기사가 손을 내저으며 이 티켓으로는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해 또 다시 당황했다.
브뤼셀의 대중교통은 STIB와 De Lijn(들랜) 두개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STIB 티켓과 De Lijn 티켓이 서로 호환되지 않으니 주의하라는 글을 여행전에 본 적이 있긴 있었는데, 그러면 그냥 다른 버스를 타면 될거라 생각해서 별로 개의치 않았었다. 문제는 내가 타려했던 128번 버스는 De Lijn에서 운행하는 노선이라, STIB 티켓으로는 탈 수가 없다는 사실이였다. 결국 버스는 포기하고, 다시 역안으로 들어와 경전철,지하철을 이용해서 어찌어찌 숙소와 600m 거리인 Comte de Flandre 에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말쑥한 청년이 다가와서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마이닝거 호텔(호스텔)로 가는 거라면 이리 나가서 저기서 우회전해서 걸어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아마도 내 배낭을 보고 목적지를 짐작했었던 것 같다. (키크고 잘생기고 친절한 데다가 센스까지 있는 멋진 쫘식...너 땜에 벨기에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 좀 좋다.)
# 그랑플라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지만, 이 곳 브뤼셀에 온 이유가 그랑플라스의 야경이였으므로 머뭇거림 없이 바로 길을 나섰다. 그리고, 도착한 광장에서 마주한 이 기묘한 조명색! 엥? 녹색? 노란색이 아니고??????
그전까지 유명한 도시의 야경은 당연히 은은한 노란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전 조사할 때 확인했던 그랑플라스 야경과도 좀 달라서 당황스럽긴 했으나, 이 색다른 조명 빛이 그만큼 독특하고 멋있는 야경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이런 색깔의 그랑플라스 야경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날 더욱 기쁘게 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녹색 조명을 사용했던 이유는 3/17의 St. Patrick's Day 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 숙소 체크아웃, 왕립미술관으로 이동
브뤼셀의 숙소는 독일계 체인인 마이닝거 호텔 (Meinninger Hotel Brussel City Center). 지도엔 호텔이라고 되어 있긴 하나, 사실 호텔을 겸업하는 호스텔로 보는게 더 맞다. 이 도시 숙박비가 유난히 비싸기도 하고, 여행을 함께 하는 지인이 유럽 호스텔의 다인실에서 묵어 본 적도 없다고 해서 잘 됐다 싶어 이 곳에서 하루만 6인실에 묵어 보기로 했다. 역시나 지인은 같은 방 다른 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성 여행객들에, 다른 사람들의 수면에 방해될 까 봐 쥐죽은 듯이 조용해야만 하는 그 침묵에 적잖이 놀라워 했다.
다음날, 오전 10시에 오픈하는 왕립미술관을 구경한 후, 그랑플라스 주변을 배회하다 오후에 독일 쾰른으로 넘어가야 하는 일정. 미술관이 중앙역에서 가까이 있어, 중앙역 락커에 짐을 보관하기로 하고 체크아웃 후 길을 나섰다.
# 왕립 미술관 ( Musées Royaux des Beaux-Arts de Belgique )
유명작가의 작품들(루벤스, 브뤼겔, 마그리트)도 꽤 있고 시설도 제법 괜찮은 편인 데다가, 일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어 2시간만에 봐야 했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던 곳이다. 혹시 이곳에 간다면 서너시간 정도는 투자해도 괜찮을 것 같다.
벨기에 왕립미술관은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5~18세기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Oldmasters'가 본관 2층에 있으며, 18세기 후반 이후의 작품들이 있는 'Fin-de-siecle'는 별관 지하, 그리고 '마그리트' 관은 별관 지상층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 쾰른행 기차를 기다리며
왕립미술관의 부족한 시간도 아쉬웠고 시내도 좀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14:24에 출발하는 쾰른행 기차편은 좌석예약이 필수라서 시간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탑승시간 직전에야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들고 쾰른행 기차에 탑승했지만, 그래도 뭔가 다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도시였던 것 같다.
[다음편 #6. 쾰른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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