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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배낭여행 2019

브뤼셀 - 벨기에 배낭여행 #5

by Sono C 2019. 4. 27.

그랑플라스에서

# 브뤼셀 ( Brussel ; Bruxelles ) 주요 일정

3/18(월) 20:50 브뤼셀 북역 도착 → 22:20 그랑플라스 → 23:30 숙소복귀
3/19(화) 10:00 몽데아트 → 10:30 왕립미술관 → 13:00 그랑플라스 → 14:24 쾰른행 기차 탑승(브뤼셀 중앙역)

 

# 대중교통, STIB 24시간권.

 브뤼셀에는 북역(Bruxelles-Nord), 중앙역(Gare de Bruxelles-Central), 남역(Bruxelles-Midi) 이렇게 3개의 역이 있다. 그리고, 구글맵이 알려준 숙소까지의 최적경로는 북역에서 내려 128번 버스를 타는 것이였다. 그런데, 북역에서 하차한 순간부터 뭔가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24시간용 대중교통 정액권을 산 후, 역 바깥으로 나왔는데 버스 승강장이 너무 많아서 구글맵으로도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는 데 노숙자가 많은 대기실 주변에서 매우 강력한 찌린 내가 났다. 파리 지하철도 이 방면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 브뤼셀 북역에 비할바는 못되었던 것 같다. 어찌어찌해서 간신히 128번 승강장을 찾았는데, 기사가 손을 내저으며 이 티켓으로는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해 또 다시 당황했다. 

 

STIB의 24시간용 정액권(핑크색). 가격은 7.5유로

 

 브뤼셀의 대중교통은 STIB와 De Lijn(들랜) 두개의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STIB 티켓과 De Lijn 티켓이 서로 호환되지 않으니 주의하라는 글을 여행전에 본 적이 있긴 있었는데, 그러면 그냥 다른 버스를 타면 될거라 생각해서 별로 개의치 않았었다. 문제는 내가 타려했던 128번 버스는 De Lijn에서 운행하는 노선이라, STIB 티켓으로는 탈 수가 없다는 사실이였다. 결국 버스는 포기하고, 다시 역안으로 들어와 경전철,지하철을 이용해서 어찌어찌 숙소와 600m 거리인 Comte de Flandre 에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말쑥한 청년이 다가와서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마이닝거 호텔(호스텔)로 가는 거라면 이리 나가서 저기서 우회전해서 걸어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아마도 내 배낭을 보고 목적지를 짐작했었던 것 같다. (키크고 잘생기고 친절한 데다가 센스까지 있는 멋진 쫘식...너 땜에 벨기에 사람들에 대한 느낌이 좀 좋다.)

 

# 그랑플라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지만, 이 곳 브뤼셀에 온 이유가 그랑플라스의 야경이였으므로 머뭇거림 없이 바로 길을 나섰다. 그리고, 도착한 광장에서 마주한 이 기묘한 조명색! 엥? 녹색? 노란색이 아니고??????  

 

 

 그전까지 유명한 도시의 야경은 당연히 은은한 노란색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사전 조사할 때 확인했던 그랑플라스 야경과도 좀 달라서 당황스럽긴 했으나, 이 색다른 조명 빛이 그만큼 독특하고 멋있는 야경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이런 색깔의 그랑플라스 야경 사진은 인터넷에서도 많이 찾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날 더욱 기쁘게 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녹색 조명을 사용했던 이유는 3/17의 St. Patrick's Day 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 숙소 체크아웃, 왕립미술관으로 이동

 브뤼셀의 숙소는 독일계 체인인 마이닝거 호텔 (Meinninger Hotel Brussel City Center). 지도엔 호텔이라고 되어 있긴 하나, 사실 호텔을 겸업하는 호스텔로 보는게 더 맞다. 이 도시 숙박비가 유난히 비싸기도 하고, 여행을 함께 하는 지인이 유럽 호스텔의 다인실에서 묵어 본 적도 없다고 해서 잘 됐다 싶어 이 곳에서 하루만 6인실에 묵어 보기로 했다. 역시나 지인은 같은 방 다른 침대에서 자고 있는 여성 여행객들에, 다른 사람들의 수면에 방해될 까 봐 쥐죽은 듯이 조용해야만 하는 그 침묵에 적잖이 놀라워 했다. 

 

공장을 개조해서 오픈한 마이닝거 브뤼셀 시티 센터.



 다음날, 오전 10시에 오픈하는  왕립미술관을 구경한 후, 그랑플라스 주변을 배회하다 오후에 독일 쾰른으로 넘어가야 하는 일정. 미술관이 중앙역에서 가까이 있어, 중앙역 락커에 짐을 보관하기로 하고 체크아웃 후 길을 나섰다.

숙소 주변의 풍경



 

브뤼셀 중앙역



몽데아트 (Mont de Arts). 좌측은 왕립도서관,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뷰포인트. 이곳에 올라서자 마자 KPOP Dance Cover 영상에 등장했던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난 도대체 왜 이런 걸 알고 있는 것일까?) - 아래 YouTube 영상 참조

 

 

# 왕립 미술관 ( Musées Royaux des Beaux-Arts de Belgique )

 유명작가의 작품들(루벤스, 브뤼겔, 마그리트)도 꽤 있고 시설도 제법 괜찮은 편인 데다가, 일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도 제공하고 있어 2시간만에 봐야 했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던 곳이다. 혹시 이곳에 간다면 서너시간 정도는 투자해도 괜찮을 것 같다.

 벨기에 왕립미술관은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15~18세기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Oldmasters'가 본관 2층에 있으며, 18세기 후반 이후의 작품들이 있는 'Fin-de-siecle'는 별관 지하, 그리고 '마그리트' 관은 별관 지상층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건물 외부에 한글로 왕립미술관이라고 적힌 걸 보니 정말 왕립미술관이 맞나보다. (@.@)



메인홀



루벤스의 그림들



나폴레옹 그림으로도 유명한 자크루이 다비드의 대표작 "마라의 죽음"(1793)



피터 브뤼겔(아들인 피터 브뤼겔 2세 포함)의 작품들. 대표작 들이 빈 미술사 박물관에 많이 있지만, 여기에도 꽤 있었다.



피터 브뤼겔- 반역천사들의 추락(The Fall of the Rebel Angels ; 1562).



반역천사들의 추락은 BTS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 그림이다. 난 왜 이런것마저 알고 있는거냐?



피터 브뤼겔 "베들레헴의 인구조사". 바로 옆에는 그의 아들 브뤼겔의 모작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제목은 '베들레헴의 인구조사'인데, 실제 그림의 배경은 '플랑드르'(지금의 벨기에 지역)이라고 한다.



역시 피터 브뤼겔의 "베들레헴의 영아학살"

 

Fin-de-siecle 관, 근현대미술관 정도로 보면 될 거 같다. 제법 알만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품이 많이 있었다.(고흐, 쇠라, 시냐크 등)



점묘법으로 유명한 조르주 쇠라의 '그랑자트 섬에서 바라본 풍경'

 

제임스 앙소르 '이상한 가면들'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작품들. 작품명도 자세히 모르지만, 어디선가 몇번 봤었던 것 같은 그림들이였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어두운 집 앞, 그리고 가로등 불빛.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그랑플라스로 가는 길. 왕궁 한 컷

 

# 쾰른행 기차를 기다리며

 

다시 Mont de Arts 를 지나며,



다시 그랑플라스



유명해서 억지로 찾아가서 보면 매우 허탈해진다는 그 오줌싸개 동상. 우리도 그 허탈함을 느껴보기 위해 찾아 갔다.



Royal Gallery of Saint Hubert 라는 상가.



왕립미술관의 부족한 시간도 아쉬웠고 시내도 좀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14:24에 출발하는 쾰른행 기차편은 좌석예약이 필수라서 시간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탑승시간 직전에야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들고 쾰른행 기차에 탑승했지만, 그래도 뭔가 다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도시였던 것 같다.

 

[다음편 #6. 쾰른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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